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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후견제도 보완, '지속적 대리권제도' 제시
작성자 권용수 작성일 18-02-28 23:28 조회 4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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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지원제도 중 하나…독일·홍콩 등 시행 중

 

본인이 원하는 대리인 설정…월권행위 시 자격 박탈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2-22 18:45:32
2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의사결정지원제도 도입을 위한 국제포럼' 전경.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 2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의사결정지원제도 도입을 위한 국제포럼' 전경. ⓒ에이블뉴스
 
한국은 정신질환자를 비롯한 정신적 장애인이 본인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인 '후견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성년후견제도는 본인의 의사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법률행위 능력을 박탈해 당사자의 기본권을 과하게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지난 2014년 UN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대체의사결정제도(성년후견제도)'를 폐기하고 지원의사결정제도를 도입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의사결정지원제도는 정신적 장애인, 노령자가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자기결정권을 보장받도록 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는 제도로 성년후견제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6개 단체와 여야 국회의원실은 2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의사결정지원제도 도입을 위한 국제포럼'을 갖고 외국사례를 통해 제도도입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독일의 의사결정지원제도 지속적 대리권제도를 설명하고 있는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안경희 교수.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 독일의 의사결정지원제도 지속적 대리권제도를 설명하고 있는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안경희 교수. ⓒ에이블뉴스
 
 
■독일의 의사결정지원제도=의사결정지원제도(혹은 의사결정대행제도)는 말 그대로 정신적 장애인 혹은 노령자의 의사결정을 대행하는 제도 일반을 뜻한다. 
 
성년후견제도와 다른 점은 단일한 의사결정에 관한 것일지라도 장애인의 법적능력(legal capacity)을 박탈하지 않고 원치 않는 의사결정대행자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의사결정지원제도 중 하나로 각광받는 것은 지속적 대리권 제도다.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안경희 교수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지속적 대리권은 장애인 등이 행위능력을 상실할 경우 또는 후견필요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특정인(본인)이 다른 특정인(대리인)에게 수여한 의사표시 내지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지속적 대리권의 범위는 재산 관련 업무, 의료관련 사무, 폐쇄병동 입원 및 기타 자유박탈적 처치에 관한 사무, 기타 신상에 관한 사무 등 재산 및 신상에 관한 것이다. 이 외에도 소송행위, 부동산 행위, 후견에 관한 사전지시, 사전의료지시도 포함된다. 
 
단 독일법원은 해당 대리인이 정신적 장애인 등이 설정한 권한을 넘어설 경우, 자체적으로 후견인을 선임해 대리인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지속적 대리인은 원칙적으로 무보수로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대리권의 내용 가운데 대리인의 활동에 대한 보수를 명시한다던가, 추가적으로 이에 관한 특별계약을 체결했다면 대리인은 보수청구권을 가질 수 있다. 대리권 수여방식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기 때문에 구두 또는 서면으로 대리권을 수여할 수 있다.
 
다만 독일민법 제1904조, 제1906조에서는 서면으로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만이 본인에 대한 의료처치, 폐쇄병동 입원 등에 대해 동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즉, 이 같은 행위를 하려면 반드시 서면으로 대리권을 수여받아야 한다. 
 
지속적 대리권 등록은 중앙등록소에서 할 수 있다(선택사항). 대리권 등록은 통상적인 공시제도와 마찬가지로 대리권의 존재를 외부에 알리는 것이다. 다만 등록자체가 대리권의 성립요건 및 유효요건은 아니므로 등록여부가 대리권의 법적효력에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 
 
 
홍콩의 의사결정지원제도 지속적 대리권제도를 설명하고 있는 홍콩대학교 법학부 루지나 호 교수.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 홍콩의 의사결정지원제도 지속적 대리권제도를 설명하고 있는 홍콩대학교 법학부 루지나 호 교수. ⓒ에이블뉴스
 
■이웃나라 홍콩도 도입해 운영=홍콩정부은 지난 1997년부터 의사결정지원의 일환으로 지속적 대리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속적 대리권의 성립은 본인이 표준화된 서식에 따라 내용을 작성하고 의사와 변호사에게 서명을 받으면 된다. 
 
홍콩대학교 법학부 루지나 호 교수에 따르면 과거 홍콩의 정신적 장애인 등은 의사와 변호사를 찾아 문서들의 서명을 요청해야 했고 본인이 정신적으로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했다.
 
의사와 변호사의 서명을 동시에 받아야 했기 때문에 대리권제도를 이용하는 수는 매우 적었다. 이에 홍콩정부는 2012년 문제를 인식하고 법을 개정해 의사로부터 서명을 받은 후 28일 이내에 변호사가 서명을 하면 지속적 대리권이 성립되도록 기준을 낮췄다.
 
이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 대리권 요청건수는 383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홍콩역시 지속적 대리권의 범위는 재산에 한정된다. 다만 현재 추진 중인 개정법안(지난해 12월 개정법안 초안 발표)은 신상에 대한 부분도 포함해 범위를 넓히는 것은 물론 신상과 재산을 혼합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지속적 대리인이 할 수 없는 것은 정신적 장애인 등의 장기기증, 불임수술, 정신병원 입원, 연명치료 결정, 의학적 연구 참여 등이다. 이 같은 것들은 본인의 인권침해를 하는 부분이어서 안된다는 것이다. 
 
홍콩정부의 경우 지속적 대리권을 위해 법원에 등록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법원이 관리하고 실행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에 판사들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여러 문제가 생겼고, 법원의 권한을 후견위원회(지속적 대리인 등록 담당 행정기관)에 넘기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 제철웅 교수가 지속적 대리인제도의 한국 도입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 한양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 제철웅 교수가 지속적 대리인제도의 한국 도입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우리나라에 맞는 제도도입 방향은?=한양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 제철웅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면 정신적 장애인(혹은 정신적 장애 발생이 예상되는 사람)도 지속적 대리권을 본인이 정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률전문가의 전문자문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 고소득자만 이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즉 이 때문에 정신적 장애인의 보호를 위해 일정범위에서의 대리권은 한국정부가 그 활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제 교수는 정신적 장애인 혹은 정신적 장애가 예상되는 사람이 변호사 선임비용 등 비용부담 없이 대리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 대리인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감독을 통해 정신적 장애인을 보호하도록 하는 등 정부의 역할을 제시했다.
 
지속적 대리권을 등록하는 기관은 민간 보다는 국가가 운영하는게 좋다. 지속적 대리권 등록기관의 역할은 대리권 서류 작성 유효성 상당부분 보장, 대리권 행사의 실효성 담보, 적절한 대리권 행사 지원(지속적 대리권 효과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등)이다. 
 
지속적 대리권의 범위는 일상생활의 경우 요양 및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법률행위 및 준법률행위), 통상적 생활비 지출금액 통장의 관리권한(의식주 관련 통상적 식생활 비용 등), 요양의 경우 장기요양등급 신청 및 요양급여권 행사, 요양사 고용, 요양시설 입소 등이다.
 
제 교수는 "지속적 대리권으로 당장 행할 수 있는 것은 일상생활 비용지출, 요양서비스 등이다. 이런 것은 정신적 장애인에게 필수적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손쉽게 지속적 대리권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해서, 대리인 등록권 발급받아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가 등록기관을 직접 운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뢰한다. 국가가 나서 활동하려면 법 필요하다. 등록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이 기관이 어떤 권한과 서류를 등록한지에 대해서는 홍콩, 독일의 경험을 조합해서 한국 실정에 맞는 시스템 개발하면 좋을 것이"고 밝혔다.
 
 
(왼쪽부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용표 교수, 경기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송남영 관장, 한국장애인부모회 이길준 사무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왼쪽부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용표 교수, 경기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송남영 관장, 한국장애인부모회 이길준 사무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속적 대리인 제도 두고 다양한 제언=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용표교수는 "정신건강복지 영역의 최우선 과제는 물건 추락한 정신장애인의 지위를 원래자리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지속적 대리권 제도는 기존의 어떤 제도보다 정신장애인이 인격과 권리가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기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송남영 관장은 "후견제도는 3중 구조로 후견인을 감독하고 있다. 우선 후견법인이 1차적으로, 해당 지자체가 2차 감독을 마지막으로 가정법원이 감독을 한다"면서 "지속적 대리인 제도가 대리인에 대한 통제를 어떻게 할지 제도 도입시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이길준 사무총장은 "지속적 대리인 제도도 후견제도의 한계를 완벽히 커버하지 못한다고 본다"면서 "두 제도의 차이는 사회적 비용 지출여부, 절차의 간소화에 대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 제철웅 교수는 "공공후견인 제도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고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치매어르신 중 독거노인에 대해 1000건 중 공공후견서비스 계획세우고 있다.
이런 사업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 공공후견도 의사지원결정제도의 모범이 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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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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